원주문화재단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네이버블로그 검색

2023년 6월호


‘여름의 끝, 달의 극장’에선 어떤 풍경이 펼쳐졌을까

여름의 끝, 달의 극장에선 어떤 풍경이 펼쳐졌을까

-‘2023원주옥상영화제’ 후기 인터뷰 –

 

원주에는 영화의 즐거움을 나누고 싶은 원주 청년들이 모여 만든 작은 영화제인 ‘원주옥상영화제’가 있다. 2017년 원주 미로예술시장 가동 옥상에서 시작된 이 영화제는 코로나 시기에도 멈추지 않고 이어와 올해로 7번째를 맞았다. 올해는 운영에 큰 어려움을 겪기도 했지만 집행위원회는 그 어느 때보다 정성을 다해 영화제를 준비했으리라. 지난 8월 31일부터 9월 2일까지 열린 ‘2023원주옥상영화제’에서 홍보를 담당한 백희림 씨에게 영화제를 준비한 과정부터 후기까지 물어보았다.

 ‘2023원주옥상영화제가 열린 한국관광공사 옥상 2023원주옥상영화제

 

Q.매년 원주의 다양한 장소의 옥상에서 열리는 원주옥상영화제를 준비하고 치르느라 애쓰셨어요. 올해 홍보담당자로 영화제 진행을 함께했는데, 어떤 계기로 옥상영화제 홍보를 담당하게 되었나요?

작년에 시민 프로그래머와 현장 스태프로 참여하면서 ‘원주옥상영화제’에 애정을 갖게 되었기 때문이에요. 10주 동안 프로그래머 교육을 받고, 영화를 보고 토론하고, 프로그램 노트를 쓰는 과정이 좋았어요. 같이 활동했던 시민 프로그래머들끼리 교육이 끝난 뒤에 모여서 식사도 하고 연말 모임도 가질 정도로 분위기도 좋았습니다. 함께 나눈 시간이 좋아서 그런지 자주 보지 못해도 서로 응원하는 게 느껴져요.

모든 시민 프로그래머가 그렇지는 않지만 제 경우에는 원주옥상영화제 현장 스태프로 참여하기도 했습니다. 와보신 분들은 알겠지만 정말 옥상영화제는 분위기 맛집이거든요. 알전구가 수놓인 옥상에서 영화를 보고 사람들을 만나는 기억은, 한 번 겪으면 못 잊을 만한 것이라 생각해요. 시민 프로그래머 교육 기간부터 영화제까지 참여하면서 저에게는 작년 수개월 간의 기억이 정말 예쁘게 남았습니다. 그게 고스란히 영화제를 향한 애정이 되었고, 그 애정이 홍보 운영팀에 지원하는 추진력이 되었죠.

 

Q.올해 원주옥상영화제홍보를 담당하면서 특별히 염두에 둔 점은 무엇인가요? 어떻게 홍보 계획과 전략을 세웠는지 궁금합니다. 또 홍보할 때 영화제에 대한 시민들의 반응도 느낀 점이 있다면 얘기해주세요.

영업 비밀(?)입니다만, 제 영업 비밀은 일명 ‘침투 전략’이었어요. 최대한 자주, 여러 채널로 노출될 수 있게 노력했습니다. 가진 자원에서 가장 활용하기 좋은 존재가 SNS였고요. 인스타그램의 경우에는 스토리 업로드를 많이 활용했습니다. 개최 전에는 텀블벅 후원 스토리를 모두 저장했고요. 영화제 기간에는 시민 분들이 저희를 태그해서 스토리를 올려주시면 바로 저희 스토리에도 올리고 하이라이트로 저장했어요. 스토리가 정말 많아서, 하이라이트 하나에 스토리가 100개까지만 저장이 되는 건 이번에 알았어요. 바로바로 상호작용하는 느낌을 받으실 수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예쁘게 남겨주신 옥상영화제의 장면들을 저도 오래 기억할 수 있어서 좋았어요. 원주옥상영화제는 항상 홍보에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다. 홍보물도 예쁘고, 홍보 채널도 다양해요. 일일이 사람의 손으로 하다 보니 그 파급력이 다른 행사에 비해 작게 보이긴 하지만요. 예산과 인력의 한계로 늘 아쉬운 점은 있습니다.

이번에 홍보하면서 시민들의 반응 중 재밌었던 반응은 한 블로그 후기였는데요. 버스정류장에서 영화제 포스터를 봤는데, QR코드도 없고 뭐 하는 행사인지 안 적혀 있어서 이리저리 열심히 정보를 모으셔서 블로그에 정리해주셨더라고요. 덕분에 포스터의 존재감과 영화제 홈페이지의 편의성에 대해 재고해볼 수 있었습니다.

 

Q.원주옥상영화제 진행 전에 작년에 이어 올해도 텀블벅 펀딩도 진행했는데요. 리워드 구성과 어떤 분들이 펀딩에 참여해주었나요?

 

아무래도 올해 영화제 예산이 줄어들어서 리워드로 제공하는 굿즈 종류가 작년에 비해 적다고 느낀 분들이 많았을 것 같아요. 하지만 언제나 그랬듯이 주어진 것 안에서 최선을 다했다고 생각합니다. 올해 굿즈는 처음으로 전문 업체와 협업하여 제작했는데요, 원주에 있는 ‘아트인바탕’ 회사에서 굿즈 제작에 힘써주셨습니다. 메인 포스터에 표현된 도심 속 불꽃놀이, 시민들과 함께하는 축제라는 이미지를 활용해서 굿즈 디자인을 뽑았습니다. 티셔츠, 엽서, 유리컵과 배지를 만들었는데 굿즈가 예뻐서 텀블벅 펀딩 후원을 했다는 이야기를 많이 들었어요. 그리고 올해 초에 집행위에서 발표한 입장문을 보고 응원하는 마음으로 텀블벅 후원에 동참해주신 분들도 많았어요. 원주옥상영화제의 가치를 믿어주시는 분들의 마음 덕분에 올해 영화제로 무사히 개최할 수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2023원주옥상영화제텀블벅 펀딩 리워드 굿즈 배지 2023원주옥상영화제

 

‘2023원주옥상영화제텀블벅 펀딩 리워드 굿즈 컵 2023원주옥상영화제

Q.3일간 한국관광공사 옥상에서 영화제가 진행되었는데요, 현장 분위기와 관객들의 반응, 또 프로그램을 준비하는 팀의 피드백 등이 궁금합니다.

 

현장의 분위기는 제가 기대했던 것보다 훨씬 좋았던 것 같아요. 옥상에 입장하면서부터 관객들이 감탄하는 소리가 들렸거든요. 먼 길을 와주신 감독님들과 관객과의 대화를 진행하면서 진지하게 경청하는 관객들의 표정도 감동적이었어요. 올해 데일리 영상도 ‘고씨네’에서 맡아주었는데요. 정말 멋지고 뭉클한 영상이 세 편이나 만들어졌습니다.

작년에 이어 올해도 한국관광공사 옥상에서 진행하게 되어 준비하기에 수월한 편이었어요. 공사 측에서도 많은 자원을 제공해주었고요. 3일 내내 입장 안내도 도와주시고 밤늦게까지 현장을 지키면서 사무국과 소통했어요. 마지막 날에는 공사 직원 분들이 직접 셔틀 차량을 운행해주시기도 했습니다.

 

Q.개인적으로 기억에 남는 세션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원주옥상영화제의 시그니처 부대행사인 ‘영.사.다.방’은 원래 특강의 형식으로 열렸는데요. 올해는 특별히 관객 이벤트 형태로 진행되었습니다. 트레일러 영상에 등장하는 토끼가 옥상에 출몰해서 관객에게 문제를 내고, 문제를 맞히면 선물을 증정하는 이벤트였어요. 생각보다 이벤트에 반응이 좋아서 놀랐습니다. 전화위복이었죠. 늦여름 옥상이라 공기는 선선했지만 토끼 탈을 쓴 누군가는 땀이 많이 났을 거예요. 시야가 좁아져서 보조 진행자도 꼭 필요했는데요, 덥고 좁은 토끼 탈 안에서 고생한 누군가와 토끼의 눈과 입이 되어준 보조 진행자에게 이 자리를 빌려 감사한 마음을 전합니다.

 ‘2023원주옥상영화제의 상징인 토끼와 달 2023원주옥상영화제

Q.‘2023원주옥상영화제를 마치며 희림 씨가 느낀 점과 후기는 무엇인가요?

 

개인적으로 최근에 원주라는 도시에 회의가 많았습니다. 지금도 원주에서 언제까지 머물 수 있을지 고민하고 있어요. 그런데 원주옥상영화제를 생각하면 원주에 최대한 오래 머물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요. 모든 데일리 영상이 감동적이었지만, 특히 영화제를 마치고 새벽에 확인한 3일차 데일리 영상은 좀 치명적이었습니다. 고씨네에 후기를 전하긴 했지만, 아직도 너무 많은 생각이 들어 언어로 정리된 후기는 적을 수가 없었어요. 예쁜 옥상의 모습과 그 모습을 만들기 위해 땡볕에서 고생한 사람들의 얼굴이 연이어 등장하는데 눈물이 났어요. 그때 제 생각보다 제가 원주를 좋아한다는 걸 깨달았습니다. 원주가 좋은 이유는 열심히 자신의 일을 하는 사람들 때문이에요. ‘2023원주옥상영화제’를 마치며 제게 남은 과제는, 제가 사랑하는 사람들이 지금처럼 계속 행복할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일까 고민하는 일인 것 같습니다.

 

Q.앞으로 옥상영화제가 어떻게 자리 잡으면 좋을지, 기대와 바람, 계획은 무엇인가요?

 

우여곡절 끝에 무사히 개최했지만, 올해 초 발표된 입장문에 있던 것처럼 개최 위기는 실제로 둔중했습니다. 올해 옥상에서 좋은 기억을 얻으셨다면 많은 분들이 원주옥상영화제의 지속을 위해 관심을 가져주시면 좋겠어요. 정동진독립영화제, 무주산골영화제처럼 멀리 있는 다른 지역에서 그 영화제에서만 할 수 있는 특별한 경험을 위해 방문할 수 있는 매력이 원주옥상영화제에도 있습니다. 실제로 그런 경험을 한 분들이 영화제를 매년 다시 찾아주시고요. 원주옥상영화제가 원주시와 함께 성장해서 원주에 더 많은 사람을 불러 모을 수 있다고 생각해요. 원주에서 문화예술을 사랑하는 사람들이 더욱 함께 살 수 있는 미래를 바랍니다.

 ‘2023원주옥상영화제여름의 끝, 달의 극장으로! 2023원주옥상영화제

 

글/원주문화웹진 전문필진 권진아

댓글 남기기

이메일은 공개되지 않습니다. 필수 입력창은 * 로 표시되어 있습니다

목록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