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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uly-2020


스타작가 ‘조세현이 말하는 사진 잘 찍는 방법

원주에서 찍사 ‘조세현’을 만나다

 

 

(재)원주문화재단이 주최·주관한 기획전시 ‘조세현의 「얼굴」’이 7월 4일부터 9일까지 원주 치악예술관 전시실에서 열렸다. ‘천사들의 편지’, ‘패럴림픽의 감동’ 등 조세현 사진작가의 다양한 작품들을 만날 수 있었다. 4일에는 ‘사진의 사회적 역할’을 주제로 조세현 작가와 관객들이 직접 소통을 하는 모습도 볼 수 있었다.

 

 

조세현 작가는 유명인들의 표지 사진과 패션 광고를 찍는 등 연예계에서 활발한 활동을 해오다가 2000년부터 노숙인, 장애인, 입양아 등 소외계층을 위한 재능기부 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사진으로 선한 영향력을 전하는 조세현 작가와 이야기를 나누어보았다.

 

 

Q. 간단한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A. 저는 그냥 사진 찍는 사람, 찍사입니다. 사람 얼굴을 찍어서 기록하는 사람입니다.

 

Q. 사진을 찍으면서 가장 행복한 순간과 사진을 찍기 힘든 순간은 언제인가요?

A. 피드백이 올 때 가장 좋아요. 제가 찍은 사진을 보고 행복해하는 사람들. 제 사진 덕분에 성공했다고 생각하는 배우들과 스타들. 또 제가 찍은 사진이 들어간 레코드판이 몇 백만 장씩 팔리고, 앨범이 빅히트 쳤다는 가수들. 그때 제일 기쁘죠. 힘들 때는 제가 찍고 싶은 것을 찍을 수 없을 때예요. 인물 사진이다 보니 촬영을 허락해주지 않는 경우도 있잖아요. 예술가분들이 그런 경우가 더러 있어요. 미당 서정주 시인도 제가 원통해하는 분 중 한 분인데, 촬영 도중에 무리할 수 있는 요구를 했더니 찍다가 안 찍겠다고 하시더라고요. 그럴 때 조금 힘들었어요. 좀 더 저를 이해해줬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기도 하고 그랬죠.

 

Q. 사진 말고 따로 취미가 있다면 무엇인가요?

A. 젊었을 때는 운동을 많이 했어요. 마라톤 대회에 나갈 정도로 운동을 좋아했고, 그림 그리는 것도 굉장히 좋아했어요. 요즘에는 주로 음악이나 영화 감상을 많이 해요. 음악은 메탈부터 클래식까지 다 들어요. 그중에서도 피아노 음악을 정말 좋아해요. 영화를 추천한다면, 가족에 대한 사랑을 마피아를 중심으로 풀어낸 대부를 얘기할 수 있겠네요. 에밀 쿠스트리차 감독 작품도 되게 좋아하고, 제인 캠피온 감독 작품도 좋아해요. 휴머니티한 장르를 좋아하는 편이에요.

 

Q. 작가님처럼 인물 사진을 잘 찍는 방법을 알려주실 수 있나요?

A. 10년 동안 가수 노영심 씨와 ‘노영심의 작은 음악회’라는 프로그램을 함께하면서 매년 포스터 사진을 찍었어요. 영심 씨는 포스터 사진을 보고 늘 자기보다 예쁘게 나온다고 저한테 고마워했어요. 그러면서 말하더라고요. 촬영 당일 아침이면 예쁘게 나올 것 같아서 가슴이 설렌대요. 그때 알아차렸죠. 작가에 대한 믿음, 신뢰가 중요하다는 것을요. 작가에 대한 신뢰가 있으면 사진이 잘 안 나올 수가 없어요. 그렇다면 작가가 신뢰를 만들어줘야 하는데 그 신뢰를 만드는 것이 어려울 수 있어요. 이건 노하우라서 다는 못 가르쳐주지만(웃음) 신뢰 만드는 법 두 가지만 얘기해볼게요. 첫 번째는 피사체 그러니까 모델에 대한 존경심이고 두 번째는 애정이에요. 흔히들 서로 친해져야 한다는데 처음 본 사람과 친해지는 건 사실 힘들잖아요. 하지만 존경은 언제든 가능해요. 아이돌과의 사진 작업을 예로 들어볼게요. 아이돌 친구들이 처음 작업실에 들어올 때 제가 유명한 사진작가라고 해서 약간 주눅 들어있을 때가 있어요. 그럼 그날 사진은 실패해요. 그래서 저는 커피도 직접 가져다주고, 자세를 낮춰요. 그렇게 몇 분 정도 지나면 ‘저 분이 우리를 존중하시는구나.’ 느끼고 절 믿어줘요. 그다음에는 감춰 두었던 에너지를 다 보여주더라고요.

 

 

Q. 북한을 여러 번 다녀오셨는데요, 혹시 기억에 남는 촬영이 있으신가요?

A. 제가 비정부기구(NGO) 월드비전에서 활동을 많이 해서 사진 찍으러 북한에 갈 기회가 많았어요. 그중 한복 사진을 찍으러 배우 이영애 씨와 금강산에도 가고, 배우 손예진 씨와 백두산에도 갔었는데 그게 기억에 남아요. 북한을 배경으로 한복을 보여주는 사진이었죠. 저는 한복이 하나의 민족의 동질성을 가지고 있는 옷이라고 생각해요. 그래서 이런 제 작품을 통해 우리 민족이 동질성을 회복해서 서로 가까워지게 하고 싶은 마음이 있어요. 기회가 된다면 북한에서 더 많은 한복 사진을 찍고 싶어요. 그리고 그 사진들을 북한에 전시하고 싶어요.

 

 

Q. 소외계층을 위한 캠페인 활동을 꾸준히 해 오고 계신데, 진행하고 싶은 또 다른 캠페인이 있으신가요?

A. 지금 하는 활동들을 좀 더 지속하고 싶어요. 아직 제 혜택을 받지 못한 사람들이 많거든요. 국내 입양 인식 개선 캠페인, 노숙인들과 다문화가정 아이들 사진 교육, 월드비전 해외 활동, 그리고 패럴림픽 장애인 스포츠 사진 촬영. 이 활동들을 더욱 깊이 있게 하고 싶어요. 또 활동 이후에는 항상 전시도 하고 싶고요.

 

Q. 언제까지 사진 찍는 일을 하고 싶으신가요?

A. 죽을 때까지요. 저는 이 일이 너무 좋아요. 대부분의 직업은 나이가 되면 은퇴를 해야 하는데 작가는 계속할 수 있다는 점이 있기도 하고요. 그래서 시각이 있는 한 끝까지 하고 싶어요. 좋은 사진을 더 찍고 싶어요. 지금도 버스를 타고 가다가 찍고 싶은 포토제닉한 사람을 만나면 바로 내려서 섭외해요. 저에게는 굉장히 호기심 많은 소년의 모습이 있거든요.

 

Q. 작가님의 하반기 일정이 궁금합니다.

A. 현재 강원도를 중심으로 어머니의 초상사진을 찍고 있어요. 영월, 정선, 강릉, 횡성 벌써 그렇게 다니고 있는데, 이 ‘한국인의 어머니’ 시리즈를 계속 이어나갈 계획입니다. 시골의 5일장에 가면 사진을 찍고 싶은 대상이 제일 많아요. 그래서 계속 5일장을 다니면서 어머니의 얼굴을 많이 찾으러 다니고 싶어요. 또, 더 많은 사람들에게 사진 문화를 확산시키고 싶어요. 이번에 전시하면서 느꼈는데 원주에 아마추어 사진가분들이 굉장히 많으시더라고요. 원주시 사진 동호회 분들이던데 저와 같이 활동하고 싶어 하셨어요. 그래서 그분들과 함께 활동해보고 싶어요.

 

Q. 마지막으로 이번 전시를 마치면서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A. 저는 사진이 우리 문화의 대세라고 생각해요. 빅데이터는 30%의 사진으로 이루어져 있고, 자율주행 자동차는 카메라와 사진 없이 이루어질 수 없죠. 많은 분들이 사진을 배우고 이해한다면 앞으로 얼마든지 활용할 기회가 많다고 생각해요. 그리고 사진뿐만 아니라 우리나라 문화가 중앙 집중적, 거의 수도권 중심이잖아요. 그런데 제가 이걸 바꾸어 나갈 수 있어서 기뻤어요. 이렇게 문화가 균형 있게 발전하기 위해서는 기성 작가들이 노력해주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저를 계기로 유명 작가들이 지방에서도 전시를 하고 기획도 많이 해서 지역 문화가 균형 있게 발전하는 계기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원주문화웹진 청년기자단      글/김지연, 사진/김유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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